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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최근에 내가 골랐던 책 중에서 가장 잘 골랐다고 생각되는 책.

어떤 책을 읽던지, 그때의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와닿는 정도가 다를테니, 현재의 내 상황에서 읽은게 아니라 오래전에 읽었다면 아마 감동적인 소설 정도로 끝났으려나..

형제의 우애가 세상을 등진 형으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동생이 왜 원치않는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그리는 이야기이다.

지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겪은 일에 대해 나는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줄이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맡은 일이란게 있었지만, 그런것들을 다 제외하더라도, 도무지 웃는 얼굴로 사람들 앞에 나갈 수 없었기에 생각의 정리를 할때까지는, 내가 조금이라도 사람들을 편하게 대할 수 있게될 때 나가려 했었다.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느끼는 두려움이라던가 불편함, 왠지 내가 분위기를 흐리는게 아닌가 하는 미안함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다스릴 힘조차 없었고, 오히려 오랜기간의 치료와 휴식 끝에 조금의 안정을 되찾고 돌아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것 따위는 관심없는듯 내가 개인적으로 그들을 찾아주지 않고 그들의 울타리에 포함되려 하지 않았음을 나의 공적인 자리와 연계해서 많은 타박을 하고 결국 감정적으로 몰아부치기까지 했다. 적어도 내가 받은 느낌과 사람들이 해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면 그게 이유인 것이다.

사적인 자리에서 말도 안되는 대우를 받고 공적인 자리에서 화풀이하게 된 나는 결국 철저히 나를 배제하려는 게임에 말려들고 있는건지... 공적인 자리에서 바보되고 사적인 전화로 상대의 말도 안되는 두 얼굴을 보고 난 정말 내가 속한 모든 커뮤니티가 얼마나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도 느꼈다.

하지만, '편지'라는 책을 읽으면, 이런 모든 상황들이 정의라든가 의리 등등의 말로 해석되거나 이해되는 일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물론 책 내용과 나의 상황은 전혀 상관이 없지만 내가 의도했든 안했든 나는 나의 행복추구를 목적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하고, 사람들 역시 그들의 행복과 안위를 위해 주변을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세상을 등져야만 하는 일이 생긴다면 그게 어쩌면 일어날수밖에 없는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혼자 아무리 정의를 외쳐도, 혼자 아무리 결백을 주장해도 그건 내 관점에서의 정의이고 결백일 뿐이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들의 기준이라는게 있긴 하다. 그치만 개개인이 대립할 땐 그 기준은 온데간데 없고 싸움은 그저 한쪽이 데미지 입고 포기할때까지 이어진다. 와우같네.

내가 느낀 작품의 메세지는 한순간의 실수로 사회악을 저지른 범죄자, 자살자 등등의 사람들이 수감생활을 하고 죄를 뉘우치고 혹은 자살이란 선택으로 말끔히 사라져도, 가족은 또다른 죄값과 상처의 값을 치를수 밖에 없다는것. 그리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 자살을 선택한 사람은 자신이 모든 짐을 짊어진다 해도 결국 가족에겐 끝나지 않는 벌과 행복 포기의 결과로 돌아가는 셈이다. 사회가 사람을 보듬어주는 형태로 발전한다면 오죽 좋겠냐마는, 결국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회는 그 자신들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우왕좌왕 해야만 하는 결코 따뜻하지 못한 사회인 것이다.

물론 다 그렇지만도 않고 내 상황과 꼭 연결시켜야 할 이유도 없지만, 나는 이성적이기 보단 감정적이고, 반박보다는 수긍하는 편이고, 머리로 해석하기 보단 느낌으로 해석하는 편이라 책과 같은 상황이 온다면 아마 난 조금 다른 책의 주인공이 되어있진 않을까..

마지막까지 보고 오랜만에 울면서 읽었던 책. 가족의 소중함, 나 자신의 소중함, 사회의 일원으로써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잣대, 내가 정의하는 선악과 사회가 정해주는 선악. 이런것들을 생각해보며 내 과거를 돌아보았고, 현재를 지켜보게 되었다...


2011/09/07 05:27 2011/09/07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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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트릭.

한국에서 타임스퀘어의 교보문고를 기웃거리다 산 책. 사실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딱히 후기를 쓸 게 없다는 것을 느낀다. 북로그로 쓰기로 한 이상 열심히 써보겠다는 의지 외엔..

이 책은 밀실 살인사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 전반부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왜 죽였는지는 전혀 모른 채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단지 밀실에서 '어떻게' 살인을 했는지를 설명함과 동시에 서서히 '왜' 이런 기이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결국 마지막 장까지 가고 나서야 그 사실이 명백해지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나는 추리소설을 그저 추리소설의 일차적 재미를 느끼기 위해 읽지만, 사실 2차적 의미를 찾자면 이 책에서 다루는 매스컴과 인간관계를 들 수 있을것 같다. 우리가 신문, 인터넷 기사나 텔레비젼을 통해 접하는 대부분의 뉴스들이 사실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은 좋지 않은 사건과 현상들을 다루고 있고, 그 추측성 혹은 마녀사냥식 기사들로 인해 (물론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겠지만) 여러사람이 희생된다. 대표적인 예가 연예인정도..  그런것들이 피해자의 인생을 얼마나 바꿔놓는지를 보여주며, 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제 추리 소설 잠시 쉬는 중...
2011/08/23 10:56 2011/08/2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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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를 기웃거리다 발견한 한 책.

고대 DNA라는 말에 주저않고 앉아서 책을 읽다가 덜컥 사버렸다.

책의 소제목들을 열거해보면,
1. 아나스타샤는 러시아 혁명 때 살아남았을까?
2. 루이 17세는 과연 1795년에 사망했을까?
3. 역사상 무시무시한 전염병은 왜 발생했을까?
4.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의 조상이었을까?
5. 과연 매머드를 되살릴 수 있을까?
6. 뉴질랜드 모아의 수수께끼를 풀다.
7. 정말 공룡을 복제할 수 있을까?

이렇게 7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생물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의 진가가 발휘되는 이야기이다. PCR은 우리가 알고있는, 혹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 특정 DNA 서열을 무수히 많이 복제할 수 있는 테크닉이다. PCR로 복제된 DNA로는 또른 다양한 실험적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의 위와 같은 다양한 주제들로 접근하기까지의 과정에 PCR이 빠져서는 안되지만 그런 점을 떠나서 주제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겹도록 하면서 마이크로 스케일에 손만 저려오던 그 PCR이 아니었으면 저런 주제들로 책이 나온다는것은 증거자료와 과학적 설명이 부족한 공상과학 이야기일 뿐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1983년에 미국인 과학자 Kary Mullis에 의해 발명되어 한국말로는 중합효소연쇄반응 이라고도 불리는 PCR은 생물학이나 유전학의 급격한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무수히 많은 PCR을 해오면서 지구 어느곳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기 위해 PCR을 이용하고 있는 과학자가 많다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며 되새겼다. 실제로 내가 하는 분야만 하다보면 시야가 좁아진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가보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저 질문들에 어떤 답들이 나와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을 말하면 책을 읽을 이유도 없어질테니.. 여기서 그만..;;

그 전에 읽었던 '유전자의 비밀지도'에도 언급되었었던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친근감 충만한 책이었..다..ㅋ
2011/07/06 05:28 2011/07/06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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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세계문학전집 234)

가끔 보면 영제와 한글제목이 영 딴판일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의 영제는 의미 그대로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이다. 그래서 왠지 솔직(?)해 보이는 책.

처음에 눈에 확 들어온 네 남녀.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그리고 프란츠. 사실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단순이 네 남녀의 이야기만 그린다면 결혼이라는 '속박'속에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그리고 한 사람과만 한 평생 살 수 있느냐 없느냐에 관한 가벼운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정말 어렵게 봤다. 그리고 실제로 어려운 책인것 같다.

책 속에서 토마시가 던진 말: 한 번은 없는 것과 같다. 그 말을 혼자 되새겨 보건데,,한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지만, 그 시간속에 역사와 이념들은 반복적으로 윤회한다. 그 위에 인간은 단 하나뿐인 인생을 산다,, 라는게 아닐까 싶다. 그 의미가 무언진 몰라도, 결국 한번 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 필연과 우연,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사는게 아닐까. 한번 뿐인 인생이라면, 없는 것과 같을텐데.

밀란 쿤데라는 자신이 살면서 자신이 갖고 있었던,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지는 못했던 내재된 인간의 모습이 저 네명의 주인공에 다 담겨있다고 말했다. (고 했다고 어디서 봤다..-,-) 여자는 수천명도 더 만났을 것 같은 그리고 결혼 후에도 그 생활을 유지한 토마시, 질투 없인 살 수가 없는 그러나 결국 동정이라는 감정으로 토마시를 사랑한 토마시의 부인 테레자,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무겁지만 가볍게 사는 사비나, 그리고 무색무취의 인생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프란츠. 난 이 모든 삶이 전혀 부럽진 않지만, 우리들 모두 무거운 현실과 이념속에서 가볍게 사는 길을 찾고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덧붙여,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참 아이러니 하다...
결혼 생각 싹 사라졌다는..ㅋ

어려운 책이니 기회되면 다시 한 번 읽어보고싶다. 그 땐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2011/06/07 23:56 2011/06/07 23:56

유전자의 비밀지도

In My Room/bookshelf 2011/06/07 22:40 by Sooj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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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쌩뚱맞게 소설책이 아닌 지식 탐구에 목적을 둔 책을 블로그에 쓰게됐다.

유전자의 비밀지도 - 최현석 지음

음, 사실 이 책을 리뷰한다는것은 책의 내용을 어느정도 흘려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고싶진 않고, 그냥 추천해주고 싶은 책 정도라고만 말하고 끝내려 한다. 인간의 상당한 부분 혹은 거의 대부분이 유전에 따른다 해도 과언이 아님을 알게된다. 환경에 따라 진화하고 적응하는것이 생물체지만,진화와 적응은 결국 유전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머리의 가르마부터 시작해서 내가 생각하는 방식까지 모든것이 유전의 영향이 없을 순 없다는 것.

이 책을 블로그에 올린 또 다른 이유 하나!

3월에 열흘정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를 잡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주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내용전개가 있어서 술술 읽히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받아 적으면서 공부해야하는 책도 아닌, 뭔가 그 중간에 있는 책이어서 그랬나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소설보다는 이런 책이 나를 더 도와주지 않을까 해서 선택했던 책이다.

그래서 그냥 블로그에 쓰고싶어졌다는...

결국 그런 생각도 유전이라..는....
너무 멀리갔나..-,-;;
2011/06/07 22:40 2011/06/0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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